LG유플러스 인터넷 하나인데 공인 IP가 2개? 직접 공유기 두 대 연결해봤습니다
브라우저 자동화와 홈서버를 만들다 알게 된 Residential IP. 비싼 가정용 프록시 대신 집의 LG유플러스 회선을 활용할 수 없을까? 공유기 두 대를 연결해 한 회선에서 서로 다른 공인 IPv4 두 개를 받아 가정용·서버용 네트워크로 분리한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자동화 봇을 만들다가 갑자기 집에 있는 랜선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브라우저 자동화나 데이터 수집, AI 에이전트 같은 걸 이것저것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 만들다 보면 생각보다 자주 마주치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대략 가정용 IP, 주거용 IP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서버가 필요하면 AWS나 Oracle 같은 클라우드에 올리고, 거기서 브라우저를 실행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실제로 대부분의 서버 작업은 그렇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브라우저 자동화 쪽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서버 IP와 가정용 IP는 다릅니다
우리가 AWS, Oracle Cloud, GCP 같은 곳에 서버를 만들면 그 서버에도 당연히 공인 IP가 생깁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모든 공인 IP가 똑같이 보이는 건 아닙니다.
IP 주소에는 어느 사업자가 보유한 대역인지에 대한 정보가 있고, 서비스에 따라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사업자의 IP인지, 일반 인터넷 통신사(ISP)의 IP인지 등을 판단하는 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Oracle Cloud
GCP
일반 VPS 등
KT
SK브로드밴드
일반 가정 인터넷 등
우리가 집에서 LG유플러스 같은 인터넷에 가입하고 공유기가 통신사로부터 받아 사용하는 공인 IP는 일반적으로 이런 통신사 ISP 회선 쪽 IP입니다.
흔히 Residential IP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물론 Residential IP라고 해서 무조건 신뢰받는 것도 아니고, 데이터센터 IP라고 해서 무조건 차단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서비스들은 IP뿐 아니라 로그인 상태, 쿠키, 브라우저 환경, 요청 패턴 등 여러 신호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Residential IP를 사려고 보면 꽤 비쌉니다
자동화 환경을 만들다 보면 프록시나 VPN 서비스도 찾아보게 됩니다.
그런데 상품을 보다 보면 일반 서버 IP와 별도로 Residential Proxy나 Residential IP 상품을 판매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일반 데이터센터 프록시보다 비쌉니다.
트래픽 사용량을 기준으로 과금하기도 하고, 특정 지역이나 고정된 Residential IP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요금이 붙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알아보다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미 매달 LG유플러스 가정용 인터넷 요금을 내고 있잖아?
게다가 집에는 홈서버로 사용할 맥미니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이나 자동화 작업 중 집 인터넷을 출구로 사용해야 하는 트래픽은 굳이 외부 Residential 프록시를 구매하지 않고 내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집 인터넷 회선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집 전체와 자동화 서버가 같은 공인 IP를 쓰는 건 싫었습니다
보통 집 인터넷은 공유기 하나 아래에 모든 기기가 붙어 있습니다.
LG유플러스 인터넷
│
공유기
│
┌────┼────┐
스마트폰 TV Mac mini
│
자동화
서버
집 안에서는 각각 다른 사설 IP를 사용하지만 인터넷으로 나갈 때는 공유기의 NAT를 거치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대부분 하나의 공인 IPv4를 공유합니다.
저는 이게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가족이 평소 사용하는 인터넷과 제가 테스트하는 브라우저 자동화나 서버 트래픽을 가능하면 분리하고 싶었습니다.
자동화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겨 의도하지 않은 요청을 반복하거나, 특정 서비스에서 해당 IP에 일시적인 제한이 생기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집에서 평소 사용하는 인터넷까지 같은 공인 IP의 영향을 받는 구조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사이트의 차단이나 이용 제한을 우회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평소 사용하는 가정용 네트워크와 개발·테스트용 네트워크의 장애 범위를 분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유동 IP여도 상관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고정 IP가 필요한가 생각했는데 제 용도에서는 꼭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늘 받은 공인 IP가 나중에 다른 주소로 바뀌어도 괜찮습니다.
제가 원한 건 평생 유지되는 고정 IP 두 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공인 IP를 사용하면 된다.
이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LG유플러스 인터넷 한 회선에서
공인 IP를 정말 하나만 주는 걸까?
집에 설치된 LG유플러스 장비를 보니 그 아래로 여러 장비를 연결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직접 테스트해봤습니다.
공유기 하나가 이미 공인 IP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공유기를 하나 더 LG유플러스 쪽에 직접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두 번째 공유기도 사설 IP가 아니라 LG유플러스 쪽에서 별도의 공인 IPv4를 받아올까?
제 회선에서는 공유기 두 대가 각각 다른 공인 IPv4를 받았습니다.
별도 인터넷 회선을 하나 더 신청한 것도 아니고, 고정 IP 상품을 신청한 것도 아닙니다.
오늘 실제로 구성하면서 인터넷도 한 번 끊기고 선도 몇 번 잘못 꽂았지만 결국 성공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제가 사용하는 LG유플러스 회선에서 실제로 확인한 결과입니다.
공인 IPv4 할당 정책은 상품, 지역, 장비와 망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 모든 회선에서 공인 IP 2개가 보장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원래 구성
기존에는 LG유플러스에서 설치해준 장비 아래에 공유기 하나를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
LG유플러스 장비
│
공유기
│
PC / 스마트폰 / 서버
공유기의 WAN에는 통신사에서 받은 공인 IP가 잡히고,
집 안의 기기들은
192.168.x.x
같은 사설 IP를 받아 사용합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평범한 가정집 네트워크입니다.
공유기 두 대를 같은 레벨에 연결했습니다
제가 성공한 구성은 이렇습니다.
┌─ 공유기 A WAN
│ └─ 공인 IP #1
인터넷 ─ LGU+ ──┤
│
└─ 공유기 B WAN
└─ 공인 IP #2
핵심은 두 번째 공유기를 첫 번째 공유기 밑에 연결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연결하는 게 아닙니다.
인터넷
│
LGU+
│
공유기 A
│
공유기 B
이렇게 연결하면 공유기 B의 WAN에는 공유기 A가 나눠주는 사설 IP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인 IP가 두 개 생긴 게 아니라 NAT가 한 단계 더 생기는 이중 NAT가 되는 겁니다.
제가 원하는 구조는 두 공유기가 각각 LG유플러스 쪽을 직접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연결 구조
LG유플러스 쪽 네트워크를 분기해서 각각의 공유기 WAN으로 연결했습니다.
LG유플러스
│
[분기]
/ \
/ \
WAN / \ WAN
/ \
공유기 A 공유기 B
│ │
가정용 네트워크 서버용 네트워크
그리고 공유기 두 대 모두 WAN 설정을 DHCP, 즉 자동 IP 할당으로 두었습니다.
잠시 기다린 뒤 각각의 공유기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가 WAN IPv4 주소를 확인했습니다.
공유기 A
WAN: 1xx.xxx.xxx.10
공유기 B
WAN: 1xx.xxx.xxx.11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두 공유기에 서로 다른 공인 IPv4가 잡혔고, 양쪽 모두 정상적으로 인터넷이 됐습니다.
실제 제 공인 IP 주소는 당연히 가렸습니다. :)
처음에는 인터넷이 안 됐습니다
물론 저도 한 번에 성공한 건 아닙니다.
처음 선을 바꾼 뒤에는 공유기에서 “IP 주소를 가져올 수 없음” 비슷한 상태가 나왔습니다.
공유기도 껐다 켜보고 LG유플러스 장비도 재부팅해봤는데 안 됐습니다.
알고 보니 중간에 선 하나를 잘못 연결했습니다.
LG유플러스 장비와 공유기 WAN 연결을 다시 확인하고 정상적인 포트에 제대로 연결한 뒤 다시 시도하니 결국 공인 IP를 받아왔습니다.
이런 작업을 할 때는 한꺼번에 선을 다 뽑는 것보다 하나씩 확인하면서 진행하는 걸 추천합니다.
① 기존 인터넷 정상 동작 확인
↓
② 첫 번째 공유기 WAN IP 확인
↓
③ 두 번째 공유기 연결
↓
④ 두 번째 공유기 WAN IP 확인
↓
⑤ 두 IP가 서로 다른 공인 IPv4인지 확인
안 그러면 저처럼 거실에서 랜선 하나 들고 한참 고민하게 됩니다.
“아까 이 선이 어디 꽂혀 있었지?”
그래서 네트워크를 이렇게 나눴습니다
제가 이걸 해본 가장 큰 이유는 결국 홈서버입니다.
집에 맥미니 M4와 M5 Pro가 있고, M5 Pro에서는 Linux VM을 운영하면서 각종 데이터 수집, 브라우저 자동화, 에이전트 런타임 등을 돌릴 예정입니다.
그래서 대략 이런 식으로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공인 IP #1
│
가정용 공유기
│
스마트폰
TV
노트북
IoT
기타 가정용 기기
공인 IP #2
│
서버용 공유기
│
Mac mini
Linux VM
Docker
브라우저 자동화
데이터 수집기
에이전트 런타임
물리적으로는 같은 집에 있고 같은 LG유플러스 인터넷 회선을 사용하지만, 외부로 나가는 공인 IPv4는 서로 다르게 구성된 셈입니다.
그럼 공유기를 3대, 4대 연결하면?
여기서 저도 바로 궁금해졌습니다.
두 개가 된다면 세 개, 네 개도 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두 개가 됐다고 계속해서 공인 IP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신사의 DHCP 서버가 한 가입자나 회선에 몇 개의 IPv4 주소를 할당하는지는 통신사 정책과 상품, 지역, 망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IPv4 자체가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당연히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한 사실은 딱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LG유플러스 인터넷 한 회선에서는 공유기 두 대가 각각 서로 다른 공인 IPv4를 받아 동시에 정상적으로 인터넷에 연결됐습니다.
이걸 LG유플러스 모든 회선에서 무조건 공인 IP 두 개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두 공유기에 연결된 기기끼리는 통신할 수 있을까?
이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공유기 A와 공유기 B가 각각 NAT를 하고 있다면 내부에서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네트워크가 됩니다.
공유기 A
192.168.0.x
공유기 B
192.168.1.x
같은 집에 있다고 해서 양쪽에 연결된 기기들이 자동으로 하나의 LAN처럼 서로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저처럼 홈서버와 일반 가정용 네트워크를 분리하려는 목적이라면 오히려 이게 장점입니다.
반대로 두 네트워크의 기기들이 서로 통신해야 한다면 별도의 라우팅이나 VPN 구성이 필요합니다.
저는 서버 관리나 서버끼리의 연결은 굳이 공유기 설정을 복잡하게 만들기보다 Tailscale로 묶어서 사용할 생각입니다.
공인 IP라고 서버를 그대로 열어두면 안 됩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공인 IP가 하나 더 생겼다고 해서 홈서버의 SSH나 데이터베이스 포트를 인터넷에 그대로 노출할 이유는 없습니다.
SSH, 데이터베이스, 관리 페이지 같은 내부 서비스는 외부에 직접 공개하지 않고 Tailscale 같은 사설 네트워크를 통해 접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말 외부 공개가 필요한 서비스만 방화벽과 리버스 프록시 등을 적절하게 구성해서 여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 IP는 고정 IP가 아닙니다
제가 받은 주소는 공인 IP이지만 고정 IP라고 보장되는 주소는 아닙니다.
공인 IP와 고정 IP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직접 식별 가능한 공인 주소를 받고 있더라도 DHCP 임대 갱신이나 통신사 네트워크 상황, 장비 교체나 재연결 등에 따라 주소가 바뀔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홈서버에 접속할 목적이라면 숫자로 된 IP 주소를 외우고 의존하기보다는 DDNS나 Tailscale, Cloudflare Tunnel 같은 방법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게 편합니다.
정리
처음 시작은 Residential IP였습니다.
브라우저 자동화와 홈서버를 만들다 보니 데이터센터 IP와 가정용 ISP IP의 차이를 알게 됐고, Residential Proxy 상품을 찾아보니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이미 돈 내고 쓰는 집 인터넷이 있는데?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 가족이 사용하는 네트워크와 개발·자동화 서버가 사용하는 네트워크의 공인 IP까지 분리할 수 있는지 직접 테스트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환경에서는 가능했습니다.
LG유플러스 인터넷 1회선
│
├── 공유기 A WAN
│ └── 공인 IPv4 #1
│
└── 공유기 B WAN
└── 공인 IPv4 #2
별도 인터넷 회선을 하나 더 신청한 것도 아니고 고정 IP 상품을 신청한 것도 아닙니다.
홈서버를 만들려고 시작했는데 Docker보다 먼저 집 네트워크 구조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서버 구축의 시작은 Docker가 아니었습니다.
거실 랜선 찾기였습니다.